논·밭
대기정화 등 경제적 가치 30조원

 농업의
공익적 기능 돈으로 환산하면…홍수   조절·환경보전 등 연간 40조원
가치

   "눈에
보이지 않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최근
농촌사랑운동이 확산되고 여가문화와 자연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농업·농촌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공기처럼 우리 생존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라는 것. 이에 따라 논과 밭·농촌경관
등에 대한 다양한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재조명해 농촌지원에 대한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
각종 국제기구서 인정하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농업은 단지 쌀과 채소·과일
등을 생산하는 1차적인 기능으로 끝나는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각종 국제기구
등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농업은 농산물 생산이라는 1차적인 기능 외에 식량안보와
홍수조절·대기정화·경관보전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이를 '농업의 다원적 기능'으로 부르고 크게 ▲식량안보 ▲환경보전 ▲사회문화적
기능 ▲식품안전성 기능 ▲경제 기능 등 5가지로 세분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1998년 농업각료회의에서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중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회원국들이
확보해야 할 공동목표로 각료 선언문에 채택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협정
서문 및 제20조에서도 농산물 무역자유화 협상 과정에서 식량안보·환경보전
등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NTC)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 연간 40조원 내외=한국농촌공사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촌진흥청
등의 연구에 따르면 농업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

   논과
밭은 쌀·보리 등 작물 생산 외에도 홍수조절기능이라는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 논에 저수 가능한 물은 연간 26억2,000t으로 소양강과 대청댐의 저수량을 합친
것과 같다. 밭에서도 충주댐과 같은 수준인 연간 5억7,000만t의 물을 저장해 홍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환경보전
기능도 막대하다. 논에서 벼는 매년 1,011만t의 산소를 뿜어내고 밭도 연간 333만t의
산소를 생산해 대기를 깨끗하게 한다.

   또
논·밭에서는 여름철에 수분을 증발시키고 공기 중의 열을 빼앗아 대기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오염된 물을 50% 이상 깨끗하게 하는 수질정화 기능과 연간
6,065만t의 토사 유실을 막아주는 토양보전 기능도 크다.

   농업·농촌은
이 밖에도 ▲수자원 확보 ▲아름다운 경관 및 전통문화 보전 ▲휴양 및 레저공간
제공 기능 등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공익적인 기능을 모두 합해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약 30조원에 달한다.

   또
농업으로 인한 정서함양이나 전통문화 보전, 지역사회 유지 등 농촌의 사회문화적
공익기능을 경제가치로 환산하면 8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농진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는
추산하고 있다.

   이를
모두 합할 경우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40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국내 연구기관들이
추산하고 있다. 이는 눈에 보이는 가치인 연간 농산물 생산액 36조원 내외보다도
더 크다.

◆
농촌사랑과 농업·농촌지원 확대 계기로=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국민 여론도
매우 우호적이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6대 도시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4%가 '농업이 지금까지도 중요했고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환경 및 생태계 보전 기능 ▲식량 안보 및 사회·문화적 공익기능 ▲농촌경관보전
기능 등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0% 이상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익
농경연 부원장과 박철수 농림부 농촌정책과장은 "최근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는
물론 유럽 국가들도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농업분야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전국민을 대상으로 농업의 다양한 가치를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게 홍보해 농촌을
사랑하는 공감대를 넓혀가며 농촌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