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모내기는 해야제
- 작성일
- 2006.04.04 16:32
- 등록자
- 농OO
- 조회수
- 2813
"그래도
모내기는 해야제"
미국산
쌀 들어온 날 모내기한 순천 들녘
"밥쌀용
미국산 1등급 쌀이 부산항을 통해 들어와 곧 시판된다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당께요.
지난해 수확기에도 쌀 팔기가 수월치 않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구만요."
23일
남부지방에서 첫 모내기에 나선 전남 순천시 해룡면 선월리 들녘. 풍년을 기원하는
꽹과리 장단에 맞춰 신명나게 손을 놀려야 하지만 사정은 달랐다. 밥쌀용으로 시판될
미국산 〈칼로스〉쌀이 들어온다는 달갑지 않은 소식에 모를 내는 농업인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농업인들은
쌀시장 개방에 대비해 나름대로 친환경재배와 벼 조기재배로 살 길을 찾고 있지만
불안한 표정이 역력했다.
2만4,000평에서
벼농사를 짓는 배경헌씨(47·해룡면 신대리)는 "올해 추석이 지난해보다 18일이나
늦어 추석을 겨냥한 벼 조기재배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벼 조기재배를
하면 예전엔 짭짤한 수입을 올렸지만 지금은 너도나도 조기 재배해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조봉후
순천농민회 해룡면지회장(58)은 "올해 농사를 그만두겠다는 농업인이 부쩍 늘어
걱정"이라며 "정부는 규모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지旻섦?영세농 위주로 지원정책을
펼쳐 농사짓기가 힘들다"고 토로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엇박자 정책을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한숨소리만 들리는 것은 아니었다. 도전정신과 희망을 가지고 우리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800평의 논에 모내기를 한 허만재씨(56)는 "올해 〈운광〉을 친환경농법으로 조기재배해
햅쌀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쌀 팔기가 갈수록 어렵지만
품질을 높이고 틈새시장을 개척하면 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