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바위-박영우-장흥신문에 띄우는 조문(1)
- 작성일
- 2000.12.31 06:44
- 등록자
- 임OO
- 조회수
- 2868
큰바위·박영우·장흥신문에 띄우는 弔文(1)
나라도 어지럽고, 세상 돌아가는 꼴도 하 수상하고 요상하고
웬 겨울도 스산한지라, 아서라 잠시잠깐 동면이라 하렷더니
저 남쪽 그트머리 고향에서 웬 수상한 바람이 단잠 깨우느냐
임마위가 뉘집 개 이름이냐, 함부로 동잠 깨우며 불러대게
고향의 일인지라 눈꼽 비비고 일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읽고 또 읽고 나서 마음에 아로새긴 사연인즉,
이참에야 말로 아예 弔文 지어 두 냥반과 장흥신문에 보내놓고
다시 동면이나 다시 청하든가 함께 저승이나 갈라네
큰씨, 박씨 친구는 장흥 어느메 뉘집서 탯줄을 끊었는고
아니다 어녀, 선산이 어느메이며, 성씨는 무엇인고
장흥인임에는 분명하렷다, 허허 친구여 나도 장흥인인이여
그란디, 무슨 말 같지도 않는 말로 이 친구 단잠 깨웠는가
아예, 우리 함께 저승이나 구경가세, 장흥신문도 데불고
이 풍진 시상에 무슨 미련이 남아 그라고 말이 많당가
그네들이나 나나 저승가면 입만살어 남아 저승을 떠돌 걸세
큰씨는 박씨나 나나 지금 갈 날이 을매나 남었다고
그라고그라고 기 써가며 罪業이나 일구고 있는지 모르겄네
연말연시 군 홈페이지 장식해뿔먼 그것이 罪 아니고 머시당가
친구간에 형제간에 부자지간에 새해인사 주고 받아야 하는
이름도 거창한 長興郡 自由揭示板을 독차지했뿌렀으니
아무 소득읎고, 괜히 남 가슴팍에 상처만 입히고 말여
고것이 멀 그라고 중하다고 신새벽부터 그라고 난리쳤는가
그저 미소짓고 말 일, 더 잘하라고 박수 한 번 쳐주면 말 일,
나는 이게 싫어, 하며 가볍게 할 한 마디 내뱉으면 되았을 일.
그것을 무슨 천지개벽이라도 난 것맹키로 난리법석 피웠는가
그것도 쓰잘데없고 꺼리도 안되는 말장난이나 할 요량으로
그라고 氣 썼는가. 그랬다면 가엾이 여기어 고개나 그떡이고
말았을 걸. 어여삐 여기어 밤새워 깡쇠주나 함께 마시자 할 걸
良識이 있으면 말 한 번 해 보소
이 弔文에 그대들 眞心이나 담아보게
어디 눈 한 번 크게 뜨고 들여다 보소
자네들이 시작해서 일구어 놓은 공간을
하 많은 사람들의 정성을 빼앗고,
귀한 공간을 빼앗고,
우리 군만 먹칠하고 있지 않는가
나랑 함께 저승이나 갈 친구들아
그래서 옛사람들은 말하길, 말조심, 입조심하라 아니 했던가
내가 자네들에게 弔文을 보내는 까닭을 알겄는가
아아, 나도 자네들로부터 弔文이나 받고 아예 저승구경이나 갈라네
이참에, 아예 누구가를, 그 어디를 콱 죽이지도 못하고
벌벌떨며, 그걸 기사라고, 그걸 사설이라고, 그걸 칼럼이라고
자랑하며 쓰는 장흥신문도 함께 저승이나 구경다녀 오소
옛말에 나가 죽어야 비로소 나가 산다고, 했네 그려
戰場에서도 죽기로 나서면 살고, 살기로 작정하면 죽는다 했네
죽기로 작정하면 그걸 못때려부수고 그걸 못죽이겄는가
죽기로 작정하면 멋을 못쓰고 먼 일을 못하겄는가
그 짓을 못하니, 우리 하찮은 큰-박씨 친구의 발길에나 채이고
말 같지도 않는 말장난에나 빙신같이 우수쾅스럽게 놀아나고나 있지
百尺竿頭進一步百라 했네. 백길이 넘는 낭떠러지 앞에서 한 발
나아갈 때 비로소 진정으로 산다는 말이네.
그 정신으로 살었다면, 지금도 요모양으로 당허지는 않았으리
어디, 그것이 신문이라고 할 것인가, 당장 때려치워불소
그라고 나따라, 큰-박씨 따라 저승길이나 다녀오가기로 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