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비암!!!
- 작성일
- 2001.01.13 12:23
- 등록자
- 박OO
- 조회수
- 3497
>
안녕하세요?!
91년 발령 받어서 인천서 잘 살고 있는 촌놈
박성홉니다.
저를 아시는 분들 이자리를 빌려 인사 올립니다!
올해가 뱀해라고 해서 졸작에 그림 몇장 올려 볼랍니다.
**** 배 암! *******
자 이거시 무어시냐?
논둑, 밭둑 밑에 산중 떨바태 서~얼 설~ 겨 댕기는 비암!
펄펄 살아 움직이는 생물만 잡어 묵고 산삼 잎싹에 이슬만 받어 묵고 사는 비암!
제주도 할라산에서 일년,
해남 두륜산에서 이년,
춘천가는 길목 삼악산에서 삼년,
쩌그 장흥 사자산에서 사년,
강완도 오대산에서 5년
합이 15년 무근 비암!
비암이 조타는 거슨 모다 다알어!
그라믄 어찌께 존냐?
시방부터 구체적으루 다가 갈차 디리께
낮일만 잘하믄 머대? 남자란 밤일을 잘해야 되야
부부 금실은 물론 가정의 평화가 유지 되아
모처럼 기분 잡고 불을 껏는디 시동이 안 걸려 미치고 환장하는 분덜!
오줌발이 약해 바지에 질질 제리시는 분덜!
잡사만 봐! 효과 잇써!
사그 요강에 일을 보믄 요강이 박살이 나불고
놋쇠 요강에 일을 보믄 천둥 배락치는 소리가 나!
공동밴소 배랑박은 팍! 팍! 빵꾸가 나부러!
밥상에 반찬이 틀려져 분당께!
머시라고 거짓말 한다고?
거짓말잉가 참말잉가 일단 잡사만 보라니깐 효꽈 있어부러!
처녀적 곱던 얼굴이 아 새끼 낳고 세월이 가다보니
기미, 주근깨가 장마철 먹구름 마냥 낯바닥을 덮어
달마다 찾아오든 손님도 왔다갔다해!
무심한 세월을 쨉매둘수도 없으니 이를 으짜믄 조으까?
비암!!!
잡사만 봐!
역씨 효꽈 잇써!
포대기 속에 흑카고 포실포실한 낯바닥이 부럽지 안탕께!
미스 코리아가 울고가 부러!
쩌그 애새끼들은 지비 가서 숙제나 하그라
헤~~ 입 벌리고 섯는 애기 업은 아짐씨 애기 깔고 앙거부러!
시골 장터에서
후미진 골목 공터에서 혹세무민하던 비암장시...
면서기 시험 봐서 초임지가 유치면
비암 무자게 많지
꾸불대는 몸둥아리 낼름대는 쎄빠닥 칙칙한 색깔
별로 예술스럽지는 않다
돈 많은 아제들 동남아 여행가서 생으로 먹고 피 짜서 먹고
탕으로 끓여 먹는다는 코브라,
멧돼지도 한번에 집어삼킨다는 아마존강의 아나콘다
이쁘게 생겼지만 제일 독하다는 산호뱀
나무사이를 오고가며 곤충을 잡아먹는다는 실뱀
허물벗고 남은 껍질이 꼬리 끝에만 남아 방울 소리를 내는 사막의 방울뱀
우리나라 뱀중 댓방은 능담이다
능담하고 다른 뱀을 같이 넣어두면 자기보다 작은 다른 뱀들을 잡아먹는다
검붉은 무늬가 온몸을 덮고 있는 이놈은 머리에 임금 왕(王)자가 새겨진 놈도 있다
독사에 물렸을 때 능담주를 먹으면 낫는다는 말도 있는데
대부분의 뱀들이 다 그렇듯 덥고 습기 많은 날을 좋아하는데
이슬 내리는 달밤 우물가에 미역 감으러 나갔던 아낙네가
이슬 밭에 사냥을 나온 능담이 우물가에 있는 것을 타레박 끈 인줄 알고 집어들었다가
기겁을 했다는 얘기도 있다.
유치면에서 근무할때 보림사 꼴창으로 출장을 가다보면
뱀들과 자주 만나는데,
독사나 능담을 만나면 그냥 보내지 않고 잡아서 사주를 담곤 했었다.
능담이란 놈은 한 여름 소나기가 퍼부으면 나 잡어 가슈 하고 꼭 길가로 나온다.
한번은 더위를 식히려고 길가 개울물에 들어가서 옆을 보니 독사란 놈도 더웠는지
또아리를 틀고 물위에 동동 떠있는게 아닌가.
조금만 겨냥이 빗나갔어도 엉덩이나 허벅지를 물렸을 것이다.
이렇게 만난 뱀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면
머리 바로 아래 목 부분을 막대기로 누르거나 발로 밟아 못 움직이게 한 다음
목을 집어 올리면 된다.
제 아무리 크고 힘세고 독한 뱀이라도 허공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자루에 넣으면 좋지만 출장길에 자루가 어디 있겠는가.
만약 자루를 들고 본격적으로 뱀을 잡았다면
공무원 복무규정 중 겸업 금지법에 걸렸을 것이다.
양말은 어지간히 큰 구렁이 말고는 나이롱의 신축성 덕분에 집어넣을 수 있고
주둥이를 한번 붙잡아매서 자전거에 매달아 버리면 끝.
자루 속의 뱀은 감고 힘을 쓸 수가 없으니 꼼짝을 못하고 공기도 잘 통하고
양말 속에 뱀이 들었으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을 못 할테니 완벽한 위장까지 된다.
잡아온 뱀은 큰 독아지나 링거병에 넣어 사나흘 두면
똥, 오줌을 전부 싸버리고 붙잡힐 때 입은 상처들이 아물게된다.
보건 진료소에서 얻어온 링거병에 뱀을 집어넣고 소주를 채운다음
비닐과 고무줄로 잘 봉하여 땅속에 묻어두거나 창고 한 귀퉁이 어두운 곳에 보관한다.
땅에 묻을 때는 표시를 잘 해두어야지
멍청한 사람 작년에 묻어 둔 사주병 찾는다며 온 마당, 논시밭 다 뒤집어엎는 경우도 있다.
잘못 파다가 꽹이 끝에 사주병이 박살 나기도 하고
성질 급한 사람은 두어달 지나서 먹어 치우기도 하지만
대부분 일년이상 묵혔다가 먹는다.
잘 된 사주는 뱀의 형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노르스름한 빛깔이어서
눈으로 봐도 알 수가 있으며 마개를 열었을 때 향기로운 흙 냄새가 난다.
잘못된 사주는 배의 몸에 물집이 엉켜 있거나 형태가 온전치 못하며 색깔도 좋지 않다.
마개를 열었을 때 썩는 냄새가나서 고약하다.
사주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서 효험이 있기도 하고 전혀 없기도 한다.
장인 어른의 경우 풀 짐을 지고 넘어 지셔서 옆구리를 다쳤는데
독사주를 한 병 드렸더니 잡수시고는 금방 효험을 보시고 가끔 구 해다 드리면 아껴가며 즐겨 드셨다.
나도 먹어 보았지만 별로 좋은 줄은 모르겠더라.
우리나라 독사에 물리면 피나 세포조직을 썩게 만들어 극심한 고통 속에서 죽게 되지만
코브라 같은 독사는 신경을 마비 시켜 죽기 때문에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다고 한다.
유명한 크레오 파트라가 자살을 할때 코브라가 든 바구니에 손을 넣어 자살했다고 한다.
뱀독은 고단위 독물성 단백질로 소화기관에서는 영양분으로 흡수가 되지만
핏속에 들어가면 독이 된다.
독사를 다른 뱀들과 적당히 섞어 끓여서 국물을 짜서 먹는 것을 사탕이라고 하는데
색깔이나 맛은 닭 곰국과 같다. 속이고 모르게 먹이는 경우도 많다.
몸에 흡수가 빠르고 고 단백 성분이라서 노약자나 병후 회복에 좋으나
너무 자주 오래 먹으면 몸 안에 내성이 생겨 좋지 않다고 한다.
먹을 것 귀하던 시절 다른 방법이 없었기 먹었지 지금이야 뱀 아니라
보신거리가 얼마나 많은가.
법도 엄격해져서 판 사람이나 먹은 사람 모두 처벌을 받게 된다고 하니
느낌이 좋지 않고 가격도 만만치 않으니 이제 굳이 뱀을 구해 먹을 사람은 없으리라.
국민학교 5학년 때인가
어서 사는 귀영이 집에 놀러 갔다가 뱀을 한 마리 붙잡아
하필 잠실(누엣간)에서 불을 피우고 굽다가 들켜서 혼이 난 적이 있다.
이런 천둥 벌거숭이 가튼 놈들
귀영이는 모르는 일이라고 우길지도 모르겠지만.
군대에서는 귀한 간식거리였다.
워카발로 콱 밟아 목을 집어 들어올린 다음,
손톱으로 목 밑 가죽을 뜯어 좍 당기면 가죽이 벗겨지면서 허연 몸통과 창자가 분리된다.
몸통은 모닥불에 넣어 굽고 창자는 화랑 담배 은박지에 싸서 굽거나
싸리나무에 감아 돌려가며 구워 먹었다.
뱀을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땅꾼이라고 한다.
자기 키의 절반 이상은 올라가지 못하고 뒤로 빠꾸를 하지 못한다는 성질을 이용해서
온산에 그물을 쳐서 뱀들을 몰살시키는 얌체들 있지만 옛날 땅꾼들은 그 방법이 거의 아트 수준이었다고 한다.
들판에 누런 색깔들이 많아지고 밤이면 차가운 바람이 나기 시작하면
겨울잠을 자려 들어갈 준비를 하는데 가을에 뱀들이 모여 우글대는 모양을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뱀들이 모여서 회의 한다고도 했었다 같은 종류끼리 모여서 땅속 구덩이 속이나 고목 나무 아래등
겨울 동안 일정한 온도를 유지 할 수있는 곳으로 들어가며 구멍으로 들어가기 전 모여 있을 때 잡게 되면 좋지만
그럼 횡재는 자주 있는게 아니어서 겨울철 뱀들이 들어간 구멍을 찾아
(어떻게 찾는지는 모르겠다. 땅꾼들은 안다고 한다)
이놈들을 깡그리 잡아내는데 그 방법이 아트다! 아트!
장소를 발견하면 주위를 깨끗이 정리하고 구멍 주변에 불을 피운다.
구멍 쪽으로 부채질도 살랑살랑 해가면서 속에 있던 뱀들은 지온이 올라가고
뜨뜻한 바람이 살랑대면 봄이 왔나 하고 척후병을 파견하는데
즉 먼저 한 마리가 쓱 나와서 동정을 살피는데 이놈은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
이놈이 들어가서 좋다 나와도 된다 하면 한 마리 씩 기어 나오는데
나오는 쪽쪽 자루에 집어 담으면 된다.
뱀들이 겨울잠을 자려 들어간 구멍을 찾아내는 세심한 관찰과 밝은 혜안
너무 뜨겁지도 차지도 않게 땅속을 덥히는 적당한 온도를 유지시키는 기술,
척후병을 속이는 속임수, 그리고 조용히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
작품 아닌가?
구멍을 파 내려가면 뱀들이 있을 것이고 털실 뭉치같이 얽혀있는 뱀들을 자루에
퍼 담으면 쉽고 빠르게 끝 낼 수 있지만,
굳이 이런 복잡한 방법으로 뱀을 잡았다니, 믿거나 말거나 멋진 사람들 아니었겠는가.
자!
시방 부터는 배암 쇼를 보여 드리것습니다!
귀여운 녀석들,
전부 우리 토종들입니다.
남자분들이 조심 해야 할 꽃뱀입니다.
유식하게 화사라고도 하고 목폴기라고도 하지요.
특히 숫놈을 생으로 먹으면 남자들 한테는 그만이라고....
암놈은 요 주의!!!!
야 해서 좋다고 분위기에 취해서 해롱 대다가는
통째로 삼키는 수가 있습니다.
능담, 능구렁이, 능사.
머리에 임금 "왕"자가 새겨진 뱀 중에 왕이지요
스~윽! 지나가며 길이를 재봐서 저보다 작다 싶으면
독사고 뭐고 대가리부터 통째로..
신경통에 좋답니다.
살모사, 살무사.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독사.
새끼들이 태어 날때 어미 뱃속에서 그냥 나와
어미를 죽이고 나온다고 어미 "모" 에 죽일 "살"
까치독사, 칠점사.
주로 고산 지대에 삶.
먹 구렁이, 흑장백질.
등은 검고 배는 희다고,
기력 보존에 좋아 삼대독자, 사대 독자들 많이 먹였다고 함.
물뱀, 무자치.
제일 흔한 뱀이었으나 농약을 많이 쓰는 통에
요샌 이거 보기도 귀합니다.
백사.....
허연 놈도 보기 힘든데
이놈은 대가리도 둘이군요.
얼마나 할까요.
자세한 뱀 얘기는 아래로
뱀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