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을 빼 닮은 우리 언론집단과 기자들
- 작성일
- 2001.06.05 15:26
- 등록자
- 관OO
- 조회수
- 2392
목포시청 홈페이지에서 퍼온 글입니다.
조폭을 빼 닮은 우리 언론집단과 기자들
공짜밥, 촌지 당연시 여기는 도덕불감증 더 이상 용납 안돼
오늘날 이토록 권위주의의 달콤한 맛에 취한 타락한 기자들을 양산한 보금자리는 물론 언론사입니다.
몇 년전 어느 '서울지방지' 산하의 주·월간지를 판매하는 지방총판에 아는 분이 있어 놀러가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신입사원을 뽑는 모양인지 가끔씩 말끔하게 차려입은 젊은이들이 이력서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취재기자가 아닌 주·월간지 구독자 확보 영업을 하는 사원을 뽑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때 총판의 우두머리인 듯한 사람이 면접을 보는데 말끝마다 "우리는 대**일보사의 계열사다.
차량에 우리 언론사 딱지만 붙이고 다녀도 경찰들이 겁을 낸다. 말이 영업이지 해 보면 우리가 얼마나 파워 있는지 금방 알게 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우습던지 자꾸만 웃음이 나와 참으라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방의 콧구멍 만한 판매사에서도 이 정도인데 칭 '중앙지' 기자들의 특권의식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기자들은 또한 거의가 공짜밥을 당연히 여기는 족속들입니다. 제가 국회에 근무할 때 저와 가까이 지내던 한 보좌관은 기자들 밥 수발, 술 수발 드느라 한해 카드 값만 3천만원이 넘게 나왔습니다.
그 보좌관은 저만 만나면 하소연을 늘어놓곤 했데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기자들 수발 들어왔는데, 밥 한 그릇 사는 기자는 한 명도 없더라"는 얘기는 항상 단골로 나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기자들은 자기 돈 내고 밥 먹으면 능력 없는 기자라는 소릴 듣는다고 합니다. 많은 취재원을 만나다 보면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밥을 살 만도 하지만 그들은 거의 공짜로 얻어먹는 것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얼마전 각 언론들이 자랑스럽게 써댄 기사 중 하나가 자치단체장이나 정부 부처장의 판공비 중 밥값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밥값의 대부분은 기자들에게 술 사주고 밥 사주느라 쓴 돈이고, 때마다 나가는 촌지도 다 그들 기관의 판공비에서 나가는 것입니다.
쌀자루를 같이 갉아먹는 쥐들이 쌀 낭비한다고 비아냥대는 꼴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이정빈 전외교통상부 장관의 취중실언이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에서 간과된 것은 그날밤 술자리에서 먹은 술값과 밥값도 기자들이 낸 게 아니라 외교통상부의 판공비에서 지출되었다는 점입니다.
출입기자단이란 구시대적 패거리를 만들어 촌지를 나누고 공짜 술 얻어먹는 스케줄이나 잡으며 몰려다니는 행태는 더 이상 그냥 둬서는 안될 것입니다.
스스로 거지신세를 자처하는 기자도 많습니다. 명절 때만 되면 공공연히 손을 내미는 짓도 많이 합니다.
국회 의원회관에 있다 보면 자주 오지도 않던 기자도 명절을 앞두면 수금사원이 수금하러 나오듯 의원들 방을 순회하며 촌지를 받아갑니다.
물론 달라고 직접 말을 하지는 않지만 괜히 투덜거리며 시계를 볼 때면 알아서 챙겨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기사를 통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도 이런 기자는 양반 축에 속합니다. 심심하면 보좌진에게 전화를 걸어 골프장 부킹을 요구한다지, "금년 여름에 어디로 휴가를 가는데 별장 좀 구해 놓으라"든지, "여비가 없으니 찬조 좀 하라"고 당연한 듯 요구하는 참으로 염치없는 기자들도 많습니다. 칼만 안 들었지 강도가 따로 없는 셈입니다.
또 선거 때만 되면 자기가 취재할 대상도 아닌데 각 후보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촌지를 수수하는 기자들도 많습니다.
제가 잘 알고 지내던 분이 실제로 선거캠프에서 기획담당자로 근무할 때 어떤 기자는 "누구누구는 요번에 집 한 채값 벌었다더라.
그런데 난 반 채 값도 못벌었다. 좀 챙겨달라"고 요구하는 소리를 직접 들었다고 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한번은 기자들이 떼로 몰려와 "오늘 우리 기자들 술 한잔 해야 한다"며 술값이 비싼 집을 예약하도록 하더니 술도 양주만 골라먹어 그날 술값만 8백만원이 넘게 나온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지나친 향응과 접대요구는 요즘도 여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 배고픈 기자들에게 "여비에나 보태라"고 교통비 조로 주던 촌지가 이제는 완전히 뇌물로 굳어져 있습니다.
기자들의 이런 조폭적 행태는 '조폭집단'이라 할 수 있는 언론사가 만들어 낸 것입니다.
사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언론과 조직폭력단은 닮아도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조폭이 서민들 등을 쳐 먹는다면 언론과 기자들은 힘없는 개인이나 회사, 그리고 약점이 잡힌 공기관을 상대로 협박과 공갈을 일삼으며, 조폭이 조직원 중 누군가가 상대조직에 의해 테러를 당하면 떼로 몰려가 피의 보복을 일삼듯, 언론도 자사에 대한 비방기사가 나온다거나 자사 소속의 기자가 다른 세력에 의해 불이익을 당하면 집단적인 비방기사로 상대에게 집단적 기사테러를 가합니다.
조폭이나 언론사 기자들이나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의리를 위해서는 물불을 안 가리고 칼질을 하거나 왜곡된 펜 장난을 쉽게 해댑니다.
최근 신문사간 다툼이나 신문사와 방송사간 다툼에서 그런 일단의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미 우리의 언론은 스스로 '밤의 대통령'을 칭할 정도로 거대한 권력집단으로 타락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 끼어 들어 여론조작을 하거나 특정후보를 편들거나 넘어뜨리는 짓도 서슴지 않습니다.
물론 언론은 생업에 바쁜 시민들이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는 것을 대신 뛰어 다니며 알려주는 알림이 역할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기자들은 시도 때도 없는 과중한 업무로 인해 속병이 들어 단명하는 대표적 직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의 이런 조폭적 행태가 비록 전체의 현상은 아니라 하더라도 적지 않은 현상이라면 반드시 치유되고 개혁되어야 합니다.
기자집단 그리고 언론집단이 스스로 개혁할 노력은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 그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변화를 거부한다면, 언론의 수요자요 소비자인 독자가 중심이 된 개혁작업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