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사람은...
- 작성일
- 2001.10.09 14:46
- 등록자
- 다산방
- 조회수
- 2360
(배달 메시지 4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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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청산거사 퍼온곳 :다산방 자유게시판
제 목 : 앞서가는 사람은...
주 소 : http://dasan.new21.org/2001.html
◐.◑ 앞서가는 사람은...
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길을 갈때에는
不須胡亂行 어지럽게 걷지를 말아라.
今日我行跡 오늘 내가 가고있는 발자취는
逐作後人程 뒤따라 오는 사람에게는 길이 되느니라.
하얗게 눈이 내린 들판을 아무런 발자국도 없을때에,
처음으로 그곳을 지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가 어느지점으로 걸어가느냐 하는것은 그 자신이
결정하고 선택하여 걸어갈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눈 덮인 들길에서 처음가는 사람의 발자국은,
다음에 그곳을 지나는 사람에게는 길로 인식되어
이미 나있는 발자국을 따라서 걷게 마련이다.
비록 내 마음대로 걸을 수 있는 눈덮인 길이라 하여도
뒤따라 올 사람들까지 배려하는 마음씀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윗 글은 우리나라의 조선조에 부처의 경지에 이르셨다는
西山大師의 詩인데 읽을 때마다 그 깊은 뜻에 머리가
절로 숙여지고 삶의 자세를 가다듬게 해주는 까닭에
나 자신이 정년퇴임하신 어느 교장 선생님에게
글을 부탁드려서 표구를 해서는 벽에 걸어놓고 항상 보고 있다.
나이를 먹은 사람은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지위가 높은데 이른 사람은 부하 직원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부모된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자기 자식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학생교육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선생님이라면 역시
나의 행동이 뒤따라오는 후배 교사에게 눈쌓인 들판에서
첫 발자국의 역할을 한다는 생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것이며
가르치는 학생들을 인도하는 방향의 안내를 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첫발자국을 찍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후배 또는 후학들로부터
나이값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야 되겠는가?
어떤일이든 앞장서 가는 사람은 10번 생각한 후에 행동을 함으로써
바람직한 길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뒤따라 오는 사람들을 구덩이로 인도하지는 말아야 하겠다.
(배달 메시지 4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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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소나기 퍼온곳 :다산방 자유게시판
제 목 :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주 소 : http://dasan.new21.org/2001.html
위나라의 서문표가 업의 태수로 취임하였다.
그는 청렴결백하여 털끝만한 사욕도 부리지 않았으며
조정의 근신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따라서 근신들은 너나 없이 서문표를 미워하였다.
서문표가 태수로 취임한 지 1년이 지나
업무 보고차 조정에 들렀을 때
임금 문후는 이렇다 할 설명도 없이
그의 관인을 거두어들이고, 태수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그러자 서문표는 왕에게 간절히 청했다.
"소인이 지금껏 지방행정에 어두워 실수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방법을 잘 알 것 같으니
1년만 더 태수직을 맡게 해 주십시오.
1년 후에도 여전히 제 처신이 마음에 드시지 않을 때는
죽음으로써 그 죄를 대신하겠습니다."
문후는 딱한 생각이 들어 그 청을 받아들였다.
서문표는 1년 동안,
백성들에게는 세금을 많이 걷고
근신들에게는 선물을 보내 그들의 환심을 샀다.
다시 1년이 지나 서문표가 조정에 들르자
임금은 반가이 맞으며 그의 노고를 치하했다.
서문표는 임금에게 말했다.
"지난 해에 소인이 백성을 위한 정치를 했더니
전하께서는 저의 관직을 거두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근신들을 위한 정치를 했더니
저에게 치하를 하고 계십니다.
이래서야 지방 수령들이
어떻게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겠습니까!"
서문표는 말을 마치고 벼슬에서 물러났다.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우친 문후가 간곡히 만류했지만
서문표는 듣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