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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활용 ‘한글집(국어사전박물관)’을 여쭙니다
- 작성일
- 2025.04.03 12:30
- 등록자
- 최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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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활용 ‘한글집(국어사전박물관)’을 여쭙니다
― 시골에서 국어사전 편찬자로 살면서
장흥군 행정과 살림살이와 문화예술을 헤아리는 하루를 지으며 언제나 바쁠 김성 장흥군수님한테 말씀을 여쭈려고 합니다. 장흥군은 이미 문화예술로 전라남도에서 눈부신 길을 걸을 뿐 아니라, 장흥군에서 나고자란 한승원 님 딸아이인 한강 님이 2024년에 우리나라를 빛내는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한, 더욱이 이청준 님이라는 빛나는 소설가도 장흥사람인, 돋보이는 문화예술마을이라고 느낍니다. 옛 장흥교도소를 ‘빠삐용 zip’으로 바꾸었다는 이야기를 광주전라 여러 이웃님한테서 들었습니다. 다가오는 토요일(4.5.)에 광주이웃님하고 함께 빠삐용집에 찾아가 보려고도 합니다. 놀라운 문화예술사업이라고 느낍니다.
이미 장흥군이 해온 여러 문화예술사업만으로도 넉넉하다고 여기지만, 그래도 이러한 문화예술 살림자락에 한 가지를 보탤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말씀을 여쭈려고 합니다.
저는 국어사전을 쓰는 일을 하는 최종규라고 합니다. 직업으로는 2001년에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으면서 국어사전 짓기를 했고, 2001년에 앞서 1994년부터 혼자서 손품과 다리품을 들여서 국어사전을 지어 왔습니다. 지난 2011년에 고흥으로 살림자리를 옮기면서 폐교 한켠을 빌려서 제가 곁에 두는 모든 책을 건사해 놓았고, 작은 폐교에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을 붙여서, 제 나름대로 자그맣게 “사전박물관 + 도서관”으로 꾸립니다. 개인박물관·도서관인 얼개인데, 이 일은 2007년에 인천에서 살던 무렵부터 해왔습니다.
그래서, 저희 ‘사전박물관·도서관’을 장흥에 있는 폐교로 옮겨서 “한글집(국어사전 박물관·도서관)”으로 가꿀 수 있으면 어떠할까 하는 말씀을 여쭙고 싶습니다.
국어사전이라고 하는 책은 하루아침에 태어나지 않습니다. 올 2025년 3월에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우리말 어원사전)》을 드디어 마무리해서 내놓았는데요, 《우리말 어원사전》을 새로 쓰고 엮어서 내놓기까지 10년이 꼬박 걸렸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갈래 여러 사전을 꾸준히 쓰려고 하기에, 그동안 마무리해서 써낸 사전과 책이 제법 있기도 하지만, 앞으로 쓸 사전과 책이 훨씬 많습니다.
또한, 말글을 다루는 일을 하기에, 말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는 시와 동화도 오래도록 쓰면서, 시창작 수업도 제법 오래 이끌어 왔습니다. 국어사전을 엮으면서 익힌 여러 말살림과 글살림을 혼자만 알기에는 아쉽기에, 이웃 누구한테나 나누려는 뜻입니다.
갓 고흥에 깃든 2012년 이른봄에 장흥 청소년한테 우리말 강의를 하러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장흥군에 계신 여러 이웃과 공무원 분을 뵈면서, 장흥군에서 ‘무산김’을 해내려고 얼마나 오래 땀흘리고 애썼는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이야기를 듣고 나서 여태껏 장흥무산김만 먹는 살림입니다. 둘레에도 장흥군이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무산김을 내놓는 아름고을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곧잘 선물로 장흥무산김을 드리곤 합니다. 무산김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맛을 모르지만, 먹어 본 사람은 두 번 다시 ‘일반김’을 못 먹는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저희는 고흥에서 살다 보니, 고흥김을 안 먹고 장흥김을 먹는다고, 지난 15년 동안 늘 핀잔을 들었는데요, 그래서 고흥 관계자와 이웃님한테 고흥에서도 장흥처럼 무산김을 하면 기꺼이 먹을 텐데, 고흥이 장흥한테서 무산김 지혜를 배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곤 합니다.
아무튼, 고흥군 도화면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열다섯 해째 살아갑니다. 고흥에 들어올 적에 갓난아기였던 저희 작은아이는 벌써 열다섯 살이고, 큰아이는 열여덟 살입니다. 두 아이하고 시골살림을 짓는 길을 찾는 나날입니다. 이러한 시골살림은 우리가 쓰는 말글을 살피는 길에도 늘 이바지합니다. 언뜻 보면 학자나 학문은 서울에서 해야 할 듯 잘못 여기는데, 문학뿐 아니라 국어사전도 시골에서 ‘들숲메바다’를 품어야 비로소 말빛과 말밑과 말결과 말씨를 제대로 읽는다고 느낍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숲과 들과 바다에서, 그러니까 자연과 시골에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국어사전이라는 책은 모든 말과 살림살이를 아우릅니다. 그래서 국어사전을 쓰려면 온갖 책을 읽고 갖은 살림을 살핍니다. 어느덧 서른 해 남짓 국어사전을 쓰는 길에 곁에 둔 책이 무척 많습니다. 숱한 책을 건사하면서 2007년에 이 책으로 인천에서 먼저 개인박물관·도서관을 열었습니다. 제 서재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열어놓은 박물관·도서관인 얼개입니다. 그런데 저희한테는 ‘국어사전’만 있지 않습니다. 말과 글을 다루는 모든 책을 두루 품습니다. 이름은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붙여서 꾸려 왔지만, 속빛으로 보면 ‘책박물관’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흥에도 미활용 폐교가 있는 줄 압니다. ‘관산초 영성분교’ 같은 곳도 있는 듯합니다. 저희가 2011년에 고흥으로 들어올 적에는 ‘5톤 트럭 5대 부피’로 책과 책장을 실어날랐습니다. 이제 15년을 지나면서 책과 책장을 신나게 사들인 터라, 2025년 저희 책살림을 다시 실어나르자면 ‘5톤 트럭 20대 부피’가 들겠다고 느낍니다. 200년을 살아갈 꿈을 그리며 시골숲으로 옮긴 터라, 그야말로 아주 많이 책을 사들여서 모으고 갖추었습니다.
김성 장흥군수님한테 이 일을 여쭙고 싶습니다. 저희 ‘사전박물관·도서관’인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장흥으로 품어 주실 수 있을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이미 있는 책도 많지만, 앞으로 새로 장만할 책도 많습니다.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언제까지나 책숲이 늘어나게 마련이라, 우리나라에서 돋보이는 아름드리 책숲을 이룰 수 있다고 여깁니다. 다만, 오래오래 돋보이는 아름드리 책숲을 이루자면, 저희가 폐교를 얻어서 ‘사전박물관·도서관’으로 삼을 적에 단기임대가 아닌 영구임대를 할 수 있다면, 언제까지나 장흥군민이 되어서 장흥을 빛낼 작은사람으로서 아이들하고 오래오래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옛 장흥교도소를 바꾼 ‘빠삐용집’을 헤아려 본다면, ‘빠삐용집’이 문화예술을 두루 품는 새터로 나아갈 텐데, 저희 ‘사전박물관·도서관’을 “한글집”이라는 이름으로 붙여서 ‘우리나라 첫 국어사전 박물관·도서관’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북 의성은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을 정부에서 유치하려고 여러모로 애쓴다는 얘기를 곧잘 듣는데, 정작 경북 의성은 사전편찬자가 없기도 하고, 그곳에는 저희처럼 국어사전과 한글책을 두루 갖추거나 모으는 일도 없이, 정부 유치만 바란다고 느낍니다.
김성 장흥군수님이 뜻과 손길을 펼쳐 주신다면, 장흥군은 “노벨문학상 작가 배출 고향”이라는 빛나는 발판에 ‘문학창작을 이루는 바탕인 말글’을 북돋우고 살리는 “한글집, 사전박물관·도서관”을 나란히 놓으면서 더더욱 전라남도에서 반짝이는 문화예술마을로 자리잡을 만하리라고 봅니다. 아니, 전남을 넘어 한국을 통틀어 반짝이는 문화예술터전으로 설 만하다고 느낍니다.
제주도에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 있습니다. 이곳은 제주 성산읍 작은 폐교를 살린 사진갤러리입니다. 제주시와 제주교육청은 작은 폐교를 사진갤러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영구무상임대 관계로 지원한 지 스무 해가 넘었습니다. 문화예술교육공간으로 폐교를 활용하려면 열 해나 스무 해라는 나날을 들여서 차근차근 품을 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짧은 몇 해 만으로는 문화나 예술이나 교육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화예술교육공간으로 폐교를 활용하려면, 군청과 교육청이 손을 잡고서 도움손길을 베풀어 줄 적에 힘이 날 수 있습니다.
장흥군수님이 힘써 주신다면, 저희로서는 앞으로 오래오래 국어사전 편찬과 여러 문화예술 수업을 장흥에서 새롭게 펴고 나눌 수 있겠다고도 느낍니다.
저는 2011년에 작은시골로 삶터를 옮긴 뒤로 스물아홉 권에 이르는 사전과 책을 써냈고, 2025년 3월에는 ‘우리말 어원사전’을 서른 권째로 내놓았습니다. 지난 열다섯 해에 걸쳐서 서른 권이라는 사전과 책을 써낼 수 있는 바탕이라면, 무엇보다도 들숲바다가 아름다운 시골이라는 살림빛을 첫손으로 꼽을 만합니다. 앞으로도 이 시골숲에 뿌리를 내리면서 국어사전과 책을 써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짧게 여쭙는 말로는 긴 이야기를 다 할 수 없는 줄 압니다. 장흥군수님이 새로운 문화예술사업에 마음을 기울여 주시면서 힘을 써주실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여쭈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쓴이 : 최종규 (파란놀·숲노래)
hbooklove@naver.com
blog.naver.com/hbooklove
+
한글집
― 국어사전 박물관·도서관
가. 이름 (한글집 : 한글 + 집)
ㄱ. 한글을 모은 집 : 한글로 적은 책을 모은다
ㄴ. 한글로 짓는 집 : 한글로 글(문학)과 책을 짓는다
ㄷ. 한글로 펴는 집 : 한글로 이룬 책살림 이야기를 편다
ㄹ. 한글로 묶는 집 : 한글에 담는 한말(우리말)로 마음을 아우른다
나. 몫
ㄱ. 한글책(국어사전) 엮어서 내놓는 일
ㄴ. 우리말과 우리글에 담긴 뜻을 이야기하는 일
ㄷ. 우리말로 풀어내는 노래(시)를 쓰고 나누는 일
ㄹ. 우리말을 담은 빛(보물)인 책을 알리고 펴는 일
다. 길
ㄱ. 국어사전 박물관·도서관이라는 길
ㄴ. 지역민한테 말글을 새롭게 가르치고 나누는 길
ㄷ. 이웃(관광객)한테 문학강좌를 펴고 나누는 길
ㄹ. 시골마을에 깃들며 살림짓는 하루를 나누는 길
라. 보람
ㄱ. ‘노벨문학도시 장흥’을 ‘한글빛’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밝힌다
ㄴ. 문화예술과 살림살이에 바탕을 이루는 ‘말글’이 태어난 뿌리를 알린다
ㄷ. 작은시골에서 작은살림을 짓는 이웃을 널리 품을 수 있다
ㄹ. 지역(장흥)에서 나고자라는 어린이와 청소년한테 지역정착 꿈을 알린다.
+
※ 2011년부터 시골숲에서 살아오며 쓴 사전과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우리말 어원사전)》(철수와영희,2025)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스토리닷,2024)
《우리말꽃》(곳간,2024)
《곁말, 내 곁에서 꽃으로 피는 우리말》(스토리닷,2022)
《곁책》(스토리닷,2021)
《쉬운 말이 평화》(철수와영희,2021)
《책숲마실》(스토리닷,2020)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스토리닷,2020)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9)
《우리말 글쓰기 사전》(스토리닷,2019)
《이오덕 마음 읽기》(자연과생태,2019)
《우리말 동시 사전》(스토리닷,2019)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스토리닷,2018)
《내가 사랑한 사진책》(눈빛,2018)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3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자연과생태,2018)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스토리닷,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2 군더더기 한자말 떼어내기》(자연과생태,2017)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자연과생태,2017)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7)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스토리닷,2016)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6)
《시골자전거 삶노래》(그물코,2015)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5)
《책빛숲, 아벨서점과 배다리 헌책방거리》(숲속여우비,2014)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4)
《책빛마실, 부산 보수동 헌책방골목》(새움,2013)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철수와영희,2012)
《뿌리깊은 글쓰기》(호미,2012)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철수와영희,2011)
※ 2011년에 시골로 깃들기 앞서 쓴 책은 이렇습니다.
《사랑하는 글쓰기》(호미,2010)
《사진책과 함께 살기》(포토넷,2010)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호미,2010)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양철북,2010)
《자전거와 함께 살기》(달팽이,2009)
《책 홀림길에서》(텍스트,2009)
《생각하는 글쓰기》(호미,2009)
《우리말과 헌책방 1∼10》(그물코,2007∼2010)
《헌책방에서 보낸 1년》(그물코,2006)
《모든 책은 헌책이다》(그물코,2004)
― 시골에서 국어사전 편찬자로 살면서
장흥군 행정과 살림살이와 문화예술을 헤아리는 하루를 지으며 언제나 바쁠 김성 장흥군수님한테 말씀을 여쭈려고 합니다. 장흥군은 이미 문화예술로 전라남도에서 눈부신 길을 걸을 뿐 아니라, 장흥군에서 나고자란 한승원 님 딸아이인 한강 님이 2024년에 우리나라를 빛내는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한, 더욱이 이청준 님이라는 빛나는 소설가도 장흥사람인, 돋보이는 문화예술마을이라고 느낍니다. 옛 장흥교도소를 ‘빠삐용 zip’으로 바꾸었다는 이야기를 광주전라 여러 이웃님한테서 들었습니다. 다가오는 토요일(4.5.)에 광주이웃님하고 함께 빠삐용집에 찾아가 보려고도 합니다. 놀라운 문화예술사업이라고 느낍니다.
이미 장흥군이 해온 여러 문화예술사업만으로도 넉넉하다고 여기지만, 그래도 이러한 문화예술 살림자락에 한 가지를 보탤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말씀을 여쭈려고 합니다.
저는 국어사전을 쓰는 일을 하는 최종규라고 합니다. 직업으로는 2001년에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으면서 국어사전 짓기를 했고, 2001년에 앞서 1994년부터 혼자서 손품과 다리품을 들여서 국어사전을 지어 왔습니다. 지난 2011년에 고흥으로 살림자리를 옮기면서 폐교 한켠을 빌려서 제가 곁에 두는 모든 책을 건사해 놓았고, 작은 폐교에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을 붙여서, 제 나름대로 자그맣게 “사전박물관 + 도서관”으로 꾸립니다. 개인박물관·도서관인 얼개인데, 이 일은 2007년에 인천에서 살던 무렵부터 해왔습니다.
그래서, 저희 ‘사전박물관·도서관’을 장흥에 있는 폐교로 옮겨서 “한글집(국어사전 박물관·도서관)”으로 가꿀 수 있으면 어떠할까 하는 말씀을 여쭙고 싶습니다.
국어사전이라고 하는 책은 하루아침에 태어나지 않습니다. 올 2025년 3월에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우리말 어원사전)》을 드디어 마무리해서 내놓았는데요, 《우리말 어원사전》을 새로 쓰고 엮어서 내놓기까지 10년이 꼬박 걸렸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갈래 여러 사전을 꾸준히 쓰려고 하기에, 그동안 마무리해서 써낸 사전과 책이 제법 있기도 하지만, 앞으로 쓸 사전과 책이 훨씬 많습니다.
또한, 말글을 다루는 일을 하기에, 말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는 시와 동화도 오래도록 쓰면서, 시창작 수업도 제법 오래 이끌어 왔습니다. 국어사전을 엮으면서 익힌 여러 말살림과 글살림을 혼자만 알기에는 아쉽기에, 이웃 누구한테나 나누려는 뜻입니다.
갓 고흥에 깃든 2012년 이른봄에 장흥 청소년한테 우리말 강의를 하러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장흥군에 계신 여러 이웃과 공무원 분을 뵈면서, 장흥군에서 ‘무산김’을 해내려고 얼마나 오래 땀흘리고 애썼는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이야기를 듣고 나서 여태껏 장흥무산김만 먹는 살림입니다. 둘레에도 장흥군이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무산김을 내놓는 아름고을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곧잘 선물로 장흥무산김을 드리곤 합니다. 무산김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맛을 모르지만, 먹어 본 사람은 두 번 다시 ‘일반김’을 못 먹는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저희는 고흥에서 살다 보니, 고흥김을 안 먹고 장흥김을 먹는다고, 지난 15년 동안 늘 핀잔을 들었는데요, 그래서 고흥 관계자와 이웃님한테 고흥에서도 장흥처럼 무산김을 하면 기꺼이 먹을 텐데, 고흥이 장흥한테서 무산김 지혜를 배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곤 합니다.
아무튼, 고흥군 도화면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열다섯 해째 살아갑니다. 고흥에 들어올 적에 갓난아기였던 저희 작은아이는 벌써 열다섯 살이고, 큰아이는 열여덟 살입니다. 두 아이하고 시골살림을 짓는 길을 찾는 나날입니다. 이러한 시골살림은 우리가 쓰는 말글을 살피는 길에도 늘 이바지합니다. 언뜻 보면 학자나 학문은 서울에서 해야 할 듯 잘못 여기는데, 문학뿐 아니라 국어사전도 시골에서 ‘들숲메바다’를 품어야 비로소 말빛과 말밑과 말결과 말씨를 제대로 읽는다고 느낍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숲과 들과 바다에서, 그러니까 자연과 시골에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국어사전이라는 책은 모든 말과 살림살이를 아우릅니다. 그래서 국어사전을 쓰려면 온갖 책을 읽고 갖은 살림을 살핍니다. 어느덧 서른 해 남짓 국어사전을 쓰는 길에 곁에 둔 책이 무척 많습니다. 숱한 책을 건사하면서 2007년에 이 책으로 인천에서 먼저 개인박물관·도서관을 열었습니다. 제 서재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열어놓은 박물관·도서관인 얼개입니다. 그런데 저희한테는 ‘국어사전’만 있지 않습니다. 말과 글을 다루는 모든 책을 두루 품습니다. 이름은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붙여서 꾸려 왔지만, 속빛으로 보면 ‘책박물관’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흥에도 미활용 폐교가 있는 줄 압니다. ‘관산초 영성분교’ 같은 곳도 있는 듯합니다. 저희가 2011년에 고흥으로 들어올 적에는 ‘5톤 트럭 5대 부피’로 책과 책장을 실어날랐습니다. 이제 15년을 지나면서 책과 책장을 신나게 사들인 터라, 2025년 저희 책살림을 다시 실어나르자면 ‘5톤 트럭 20대 부피’가 들겠다고 느낍니다. 200년을 살아갈 꿈을 그리며 시골숲으로 옮긴 터라, 그야말로 아주 많이 책을 사들여서 모으고 갖추었습니다.
김성 장흥군수님한테 이 일을 여쭙고 싶습니다. 저희 ‘사전박물관·도서관’인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장흥으로 품어 주실 수 있을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이미 있는 책도 많지만, 앞으로 새로 장만할 책도 많습니다.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언제까지나 책숲이 늘어나게 마련이라, 우리나라에서 돋보이는 아름드리 책숲을 이룰 수 있다고 여깁니다. 다만, 오래오래 돋보이는 아름드리 책숲을 이루자면, 저희가 폐교를 얻어서 ‘사전박물관·도서관’으로 삼을 적에 단기임대가 아닌 영구임대를 할 수 있다면, 언제까지나 장흥군민이 되어서 장흥을 빛낼 작은사람으로서 아이들하고 오래오래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옛 장흥교도소를 바꾼 ‘빠삐용집’을 헤아려 본다면, ‘빠삐용집’이 문화예술을 두루 품는 새터로 나아갈 텐데, 저희 ‘사전박물관·도서관’을 “한글집”이라는 이름으로 붙여서 ‘우리나라 첫 국어사전 박물관·도서관’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북 의성은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을 정부에서 유치하려고 여러모로 애쓴다는 얘기를 곧잘 듣는데, 정작 경북 의성은 사전편찬자가 없기도 하고, 그곳에는 저희처럼 국어사전과 한글책을 두루 갖추거나 모으는 일도 없이, 정부 유치만 바란다고 느낍니다.
김성 장흥군수님이 뜻과 손길을 펼쳐 주신다면, 장흥군은 “노벨문학상 작가 배출 고향”이라는 빛나는 발판에 ‘문학창작을 이루는 바탕인 말글’을 북돋우고 살리는 “한글집, 사전박물관·도서관”을 나란히 놓으면서 더더욱 전라남도에서 반짝이는 문화예술마을로 자리잡을 만하리라고 봅니다. 아니, 전남을 넘어 한국을 통틀어 반짝이는 문화예술터전으로 설 만하다고 느낍니다.
제주도에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 있습니다. 이곳은 제주 성산읍 작은 폐교를 살린 사진갤러리입니다. 제주시와 제주교육청은 작은 폐교를 사진갤러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영구무상임대 관계로 지원한 지 스무 해가 넘었습니다. 문화예술교육공간으로 폐교를 활용하려면 열 해나 스무 해라는 나날을 들여서 차근차근 품을 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짧은 몇 해 만으로는 문화나 예술이나 교육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화예술교육공간으로 폐교를 활용하려면, 군청과 교육청이 손을 잡고서 도움손길을 베풀어 줄 적에 힘이 날 수 있습니다.
장흥군수님이 힘써 주신다면, 저희로서는 앞으로 오래오래 국어사전 편찬과 여러 문화예술 수업을 장흥에서 새롭게 펴고 나눌 수 있겠다고도 느낍니다.
저는 2011년에 작은시골로 삶터를 옮긴 뒤로 스물아홉 권에 이르는 사전과 책을 써냈고, 2025년 3월에는 ‘우리말 어원사전’을 서른 권째로 내놓았습니다. 지난 열다섯 해에 걸쳐서 서른 권이라는 사전과 책을 써낼 수 있는 바탕이라면, 무엇보다도 들숲바다가 아름다운 시골이라는 살림빛을 첫손으로 꼽을 만합니다. 앞으로도 이 시골숲에 뿌리를 내리면서 국어사전과 책을 써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짧게 여쭙는 말로는 긴 이야기를 다 할 수 없는 줄 압니다. 장흥군수님이 새로운 문화예술사업에 마음을 기울여 주시면서 힘을 써주실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여쭈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쓴이 : 최종규 (파란놀·숲노래)
hbooklove@naver.com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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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집
― 국어사전 박물관·도서관
가. 이름 (한글집 : 한글 + 집)
ㄱ. 한글을 모은 집 : 한글로 적은 책을 모은다
ㄴ. 한글로 짓는 집 : 한글로 글(문학)과 책을 짓는다
ㄷ. 한글로 펴는 집 : 한글로 이룬 책살림 이야기를 편다
ㄹ. 한글로 묶는 집 : 한글에 담는 한말(우리말)로 마음을 아우른다
나. 몫
ㄱ. 한글책(국어사전) 엮어서 내놓는 일
ㄴ. 우리말과 우리글에 담긴 뜻을 이야기하는 일
ㄷ. 우리말로 풀어내는 노래(시)를 쓰고 나누는 일
ㄹ. 우리말을 담은 빛(보물)인 책을 알리고 펴는 일
다. 길
ㄱ. 국어사전 박물관·도서관이라는 길
ㄴ. 지역민한테 말글을 새롭게 가르치고 나누는 길
ㄷ. 이웃(관광객)한테 문학강좌를 펴고 나누는 길
ㄹ. 시골마을에 깃들며 살림짓는 하루를 나누는 길
라. 보람
ㄱ. ‘노벨문학도시 장흥’을 ‘한글빛’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밝힌다
ㄴ. 문화예술과 살림살이에 바탕을 이루는 ‘말글’이 태어난 뿌리를 알린다
ㄷ. 작은시골에서 작은살림을 짓는 이웃을 널리 품을 수 있다
ㄹ. 지역(장흥)에서 나고자라는 어린이와 청소년한테 지역정착 꿈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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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부터 시골숲에서 살아오며 쓴 사전과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우리말 어원사전)》(철수와영희,2025)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스토리닷,2024)
《우리말꽃》(곳간,2024)
《곁말, 내 곁에서 꽃으로 피는 우리말》(스토리닷,2022)
《곁책》(스토리닷,2021)
《쉬운 말이 평화》(철수와영희,2021)
《책숲마실》(스토리닷,2020)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스토리닷,2020)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9)
《우리말 글쓰기 사전》(스토리닷,2019)
《이오덕 마음 읽기》(자연과생태,2019)
《우리말 동시 사전》(스토리닷,2019)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스토리닷,2018)
《내가 사랑한 사진책》(눈빛,2018)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3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자연과생태,2018)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스토리닷,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2 군더더기 한자말 떼어내기》(자연과생태,2017)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자연과생태,2017)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7)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스토리닷,2016)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6)
《시골자전거 삶노래》(그물코,2015)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5)
《책빛숲, 아벨서점과 배다리 헌책방거리》(숲속여우비,2014)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4)
《책빛마실, 부산 보수동 헌책방골목》(새움,2013)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철수와영희,2012)
《뿌리깊은 글쓰기》(호미,2012)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철수와영희,2011)
※ 2011년에 시골로 깃들기 앞서 쓴 책은 이렇습니다.
《사랑하는 글쓰기》(호미,2010)
《사진책과 함께 살기》(포토넷,2010)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호미,2010)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양철북,2010)
《자전거와 함께 살기》(달팽이,2009)
《책 홀림길에서》(텍스트,2009)
《생각하는 글쓰기》(호미,2009)
《우리말과 헌책방 1∼10》(그물코,2007∼2010)
《헌책방에서 보낸 1년》(그물코,2006)
《모든 책은 헌책이다》(그물코,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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